신태환

신태환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2025.07.05 01:47

내려다 보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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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이름은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가 정답일 수 있을겁니다.

워낙 옛날에 받았던 이름이나 불러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마저 늪 속으로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죠.

 

이 아이가 매일같이 하는 일은 아이에게 중요하지만,

다른 아이에겐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매일매일 배를 굶지 않기 위해 계곡으로 가서 물을 퍼오거나

배를 굶지 않기 위해 이름도 모를 산나물을 채취해 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심각한 배의 통증들을 몇번 겪고 아니 이젠 소년이 그 산나물을 피하기 시작했거든요.

 

이제 어느정도 약초를 구분할 수 있게 된 소년은 버섯을 공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확실히 이름을 알고 있는 버섯은 몇개 없지만, 먹어도 안전한건 알고 있었으니까요.

이름은 모르지만 오로지 생김새와 냄새로 구분을 하였답니다.

 

어느날 소년은 아주 먹음직스러운 버섯을 만났습니다.

갈색의 버섯에 대는 길쭉하고 버섯의 갓은 매우 얇은 그런 버섯이였죠.

너무 배가 고팠던 나머지 소년은 그 버섯을 생으로 뜯어 먹었습니다.

그러자 모든 세상이 왜곡되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든 식물들이 맛있어 보기이 시작하였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일단 배는 채울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왜곡된 시선 끝에 소년은 절벽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절대 가지 않을 절벽까지 가는건 소년의 인생에 처음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그 아래에는 마치 푹신푹신해 보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소년은 알았습니다.

소년의 옆에는 푹신푹신해 보이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들어보니 굉장히 무거웠지만, 소년은 그걸 들었습니다.

그리고 푹신푹신해 보이는 아래로 점프를 하였습니다.

 

무언가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지만 상관 없습니다.

소년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까요.

 

소년이 안고있던 것은 무거운 사각형의 돌이였고,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이 아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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