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아의 사건기록부 「003부」

by 신태환 posted Jun 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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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을 보고 있으니 생각이 들었다.

'이건 꿈인가 아니면... 질 나쁜 장난인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꿈도 아니고, 질 나쁜 장난정도도 아니다.

이 사건의 설계자는 내가 여기에서 발버둥치는걸 바랄 것이다.

문제는 이 사건의 설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그게 가장 큰 문제다.

 

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여기에선 철저히 방관자로 있어야한다.

그건 아까의 익숙힌 이름이였던 강수혁 경감도 마찬가지다.

 

여러가지로 머리가 아파올 때,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음의 톤이라면, 분명한 남자의 목소리. 그리고 아주 익숙한 앓는소리.

아마 강수혁 경감일 수 있다.

 

그래도 그의 몸은 제법 「튼튼한 편」이라 충분히 버틸것이다.

여기의 사람은 원한을 가진 범죄자가 「부탁을 하여 자신의 복수를 하는 무대일 뿐」 관계도 없는 자를 살해하는 그런 장소는 아니다.

고로 이번에는 너무 빨리 해결하지 마라고 그 사람을 적당히 고장내놓았을 뿐이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니 일단 여기부터 둘러보기로 하였다. 

어차피 문을 열고 여기로 올테니깐...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테블릿과 호신용 가스총.

 

주변에 당장 보이는건

고급스러운 소파, 테이블, DVD테크, 문은 총 3개, 엑자에 사진들.

무엇을 의미하는진 모른다. 단순히 DVD테크는 요즘엔 보기 힘든 고대의 유물 정도라는 것...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문을 쾅쾅거리는 소리가 났다.

난 그문을 보면서 생각했다.

 

'열어주어야 하는가, 아니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아무리 튼튼한 몸이라도 문을 부수는건 무리가 있을터... 난 쾅쾅 거리는 문쪽으로 다가가 노크를 한 후 문을 열어주었다.

역시 강수혁 경감.

 

그는 나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 하아 이번에도 오셨군요. 그럼 예전처럼 하지요. 내가 모든걸 하고, 당신은 지켜만 보는걸로."

"그렇게 하면 저야 편하죠. 거긴 어떤 방이었나요?"

"금고 하나. 그 외엔 별거 없는 방입니다. 여긴 제가 있는 곳보다 훨씬 더 좋은 곳이네요. 소파, TV, 테이블... 저건 DVD테크...?"

 

강수혁 경감은 신기하다는 듯이 DVD테크쪽으로 다가갔다.

"와... 이거 2000년 모델이네...? 이 고물이 아직도 작동하다니 놀랍군... 요즘 본서에도 잘 안쓰는 물건인데..."

"경찰서엔 쓰긴 쓸텐데요...?"

"쓰죠. 쓰는데... 우리 이것보다 더 끈끈한 사이 아니었나요?"

 

강수혁 경감은 나를 보지 않은 체 이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하였다.

공기고 뭐고 필요 없고, 마이페이스로 몰아 붙히는 사람.

역시 앓는 소리를 낸건 거짓말인가라고 생각이 들었을 때, 그의 왼쪽 손목위로 붕대가 감긴게 보였다.

 

"음... 못보던동안 중2병이 걸린... 이름이 뭐였더라 분명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다...."

강수혁 경감은 나의 말을 강하게 짜르며 이야기를 했다.

"절 적당히 고장만 내놓은거죠. 드레싱만 하면 된다라고 하더군요. 아마 PDA는 가지고 있을테고..."

내가 조금 놀란 뉘앙스를 보인 사이 그는 말을 이어했다.

 

"제가 현아님보단 그 기계는 조금 더 잘다루니깐 제가 쓰도록하죠. 지도도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여긴 아마 지상이 아닐겁니다."

"... 지상이 아니라구요?"

"뭐 워낙에 크면 잘 못느낄 순 있죠. 밖으로 나가보면 아실거예요. 그보다 우리 연인사이었고, 헤어진 다음에도 말 놓기로 했지 않나...? 내가 먼저 말을 놓을게. 현아."

"... 하아... 마음대로 해... 아 오빠라고 하진 않을테니 그렇게 알아두라고..."

난 팔짱을 낀채 그를 쏘아보며 이야기를 했다.

 

강수혁 경감은 웃음을 꾹 참는 체 나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했다.

"그냥 아까처럼 계속 그렇게 하죠. 우리 사이가 돈독하다는걸 여기 다른 사람이 알면 일단 안되니까요. 뭐... 만약의 일도 대비를 해야하니깐... 나중에 사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하는걸로 하고"

 

그는 여기저기를 방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푹신푹신한 소파에 앉아 테블릿을 여기저기 살펴 보고 나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GPS는 켜져있네요. 아 그리고 이거 PDA입니다. 테블릿처럼 생겨먹긴 했는데 구동 방식은 완전 옛날거네... 압정식인가...?"

그는 PDA를 여기저기 만지기 시작하더니 그 내용을 내가 들을 수 있게 읊조리기 시작했다.

"사망자도 이미 있고, 여기에 있는 사람도 있군......"

"사망자? 여기의 주최자는 사망자를 이미 내놓진 않을텐데...?"

"뭐 의뢰자를 최대한 많이 배려해주는 곳이니깐 그럴수도 있지...요. 너와는 전혀 다른... 케이스일수도 있고.... 일단 우리는 지켜보기만 하자구요."

그는 앉아있던 소파에서 일어나 나에게로 다가와 이렇게 말을 했다.

 

"PDA를 보면서 느낀건데 이번엔 스케일이 정말 큰가봅니다. 자그마치 의뢰자가 3명이고... 각자가 이미 일을 치뤘거나 치루고 있거나... 둘중 하나예요. 전 살인을 최대한 지연시켜볼건데... 어떻게 하실거예요? 변호사님."

난 그의 말에 즉답했다.

"연약한 전 당신의 보호를 받죠. 민중의 지팡이님."

이 말을 하니 순간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미간이 찡그러져 있는 그를 보고 난 작은 승리를 만끽했다.

 

"뭐... 그... 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