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환

신태환의 개인 블로그입니다.

2025.06.16 22:54

악마와 소년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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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에게 있어서 악마는 그저 고마운 존재에 불과했다. 그 누구도 재산만으로는 소년에게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그게 왕이 될지언정 말이다.

 

많은 돈으로 소년은 가난에서 벗어났다. 이제 도시에서 살게 되었고, 이전에 살았던 오두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석재주택으로 이사를 갔다.

소년은 새로 이사왔던 집을 정말 마음에 들어했다.

 

비와 바람을 완벽하게 막아 주었고, 오두막과는 비교를 할 수 없게 넓었고, 1층짜 오두막이 아닌 3층짜리의 석조주탁이다.

과거 오두막에서 살았었을 떄와는 달리 이 곳은 모든 것이 풍족하게 넘쳐났었다.

 

과거에는 양털을 파는 날에만 갈 수 있었던 선술집엔 이제 매일매일 갈 수 있었고,

거기에서 파는 담배도 매일같이 피울 수 있었다. 이 때까지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보니 소년은 최고의 나날만 가득히 채워나갔다.

악마가 준 돈으로 도시에서 풍족하게 살아갔던 때 부터 모든 날이 파라다이스와 같았다.

이제 소년에게 악마는 경계의 대상이 아닌 자신에게 새로운 삶을 준 사람과 다름없었다.

 

그렇게 잘먹고 잘 살았던 소년은 어느날 길을 걷다가 실수로 빈민가에 발을 들리고 말았다.

주변에서는 찢어진 옷들을 입고있는 거지와 줄인 배를 계속하여 붙잡고 있는 거지들. 심지어 쥐를 불에 구워 먹으려고 하는 거지들마저 보였다.

한 거지는 소년의 고급옷을 붙잡고 이야기했다.

 

"제발.... 1실링만이라도...."

 

소년은 그 거지의 손을 걷어 차고 그 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어느정도 빠져 나왔을까 소년은 거지에게 노력부족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본인은 악마와의 거래에 의해 그 상황을 벗어낫었으나 이젠 과거의 일에 대하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기 때문일까 소년의 생각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소년은 거지 때문에 기분을 망쳐있던 것을 환기라도 시킬까 하여 선술집으로 들어갔다.

선술집에서는 여러 여자들이 소년 곁으로 몰려들었다.

소년은 술만 홀짝일 뿐 그날만큼은 어느 여자도 취하기 싫었다. 아니 취할 수 없었다가 맞는 표현이다. 

 

그날은 술만 홀짝거리다가 소년은 밖으로 나왔다.

이제 집에 가서 하루를 푹 쉬고 싶은 생각만 들었고, 더 이상 이 선술집에 있기 싫다란 생각만 하고 있었다.

바다막 보고 걷고 있었는데, 아침에 손을 걷어 차였던 거지가 그의 앞을 막았다.

 

"제발 1실링만 줘.... 부탁이야...." 

 

1실링만 주라고 했던 거지에게 소년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 주위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소년을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 

 

"노력이 부족한 거지주제에... 어딜 손을 대는거야! 너에겐 줄 돈은 없어!"

 

그 거지에겐 휘장같은게 보였었다.

그러자 그 소년은 이렇게 말했다.

 

"좋아. 50실렝에 그 휘장을 내가 사지."

"이...이건 팔수 없어! 나의 마지막 물건이야!"

 

거지는 그 휘장을 숨기며 이야기했다.

주위 사람들의 숙덕거림이 더 심해졌다.

 

"100실링! 그 이상은 안돼!"

"그래도 없어! 이건 돈을 주고서라도 바꿀 수 없어!"

"흥! 거지주제에... 비켜!"

 

소년은 거지에세 큰소리를 치고 그 자리에서 빠져 나갔다.

소년은 오로지 그 노인이 노력이 부족하여 그렇게 되었다라고 생각했다.

 

이제 소년의 생각이 달라졌다. 과거엔 힘들게 돈을 모우며 살아도 잘살기 어려웠던 소년은

이제 조금만 노력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세계라고 생각했다. 그 누구보다 불평등했던 시대를 살아왔던 소년의 생각에 변화가 생겼다.

이제 소년은 이 나라가 아니 이 세계가 모두에게 평등하며, 모두에게  동일한 기회가 주어진다라고 보이기 시작했다. 

 

소년의 집 근처에 자기보다 더 어린 소녀가 소년을 붙잡고 이야기했다.

"제발 뭐든지 다 할테니... 음식만이라도..."

 

소년은 소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소녀에게 눈길이 가긴 했지만,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이 때 소년은 붉은색 루비를 문질러 악마를 불렀다.

 

“왜 불렀지? 잘 사는거 아니었나?”

“물어볼게 있어서 불렀어.”

“뭘 물어보고 싶은거지?”

“네가 나에게 말했던 조약 중 남을 도와주지 말 것을 좀 바꾸고 싶은데….”

“도와주고 싶다…? 왜 그런 생각을 한지 모르겠군. 도와주고 싶은 이유는 뭐지?”

“모르겠어.”

“도와주는 대신 너의 수명을 가져갈 거야. 한명당 1년씩 말이지. 그래도 도와주겠나?”

“…. 아니 됬어. 없던걸로 하지.”

“네가 필요에 의한 것은 수명이 줄지 않으니 그렇게 알아.”

악마는 사라졌다.

 

소년은 자신의 수명까지 줄여가면서 그 소녀를 도와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고용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 소년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5분도 안되어서 깨졌다.

 

소년은 다시 붉은색 루비를 문질러 악마를 불렀다.

 

"왜 불렀지? 궁금한게 있나?"

"그 소녀를 도와줘야겠어."

"그래? 난 그럼 너의 수명 1년을 가져가지."

"아니야. 난 그 소녀를 키울거고, 너에게 제물로 줄거야. 이름바 제물소녀란거지."

"제물소녀?"

 

악마는 굉장히 의아한듯이 이야기했다.

소년의 입에서 마치 악마보다 더 한 악마의 소리가 나왔다.

 

"너 인간이냐?"

악마가 어이 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했다.

 

"난 명실 상부한 인간이야. 난 오직 나의 이기심으로 움직일거야. 그러니 그 소녀를 키워서 너에게 제물로 받히지."

소년의 이 말이 끝나자 악마는 어이가 없어졌다.

아니 정확히 그 말에 멍하니 서있는게 그 소년은 느껴졌다.

 

잠시의 정적이 흐르고 소년은 말을 이어서 말했다.

"내가 얼마전 금서를 읽었는데, 악마는 소녀의 영혼이 가장 맛있다라고 하는 책을 읽었어. 너에게 좋은일 아닌가? 대신에 나에게 금을 조금 더 주라고"

"... 없는 것 보단 좋지. 좋아. 거래 성립."

 

악마는 평상시보다 더 많은 금을 만들어 소년에게 주었고,

소년은 그 그 소녀를 위해 돈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소년은 소녀에게 풍성한 선물을 아낌없이 주었다.
소녀는 이제 더 이상 결핍을 느낄 일이 없었다.
그러나 결국, 소녀는 그에게서 도망칠 수 없었고, 그의 손에 이끌려 갔다.
그 순간, 소녀의 눈은 텅 비어, 그저 무기력하게 그를 따를 뿐이었다.

 

어느 시점이 지났을까 소년은 이제 자신만을 위한 성을 만들고, 성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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